http://esports.gomtv.com/gsl/community/view.gom?mbid=1&msgid=24718&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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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결과와 관계없이 탈락이 확정된 나니와 선수가 사실상 게임포기를 표현하는
6탐사정 러쉬를 감행한 것이 마치 무슨 징계거리라도 되는 듯 예정된 코드S 시드권을 박탈한다는 결정을
급하게 내렸다니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나니와 같은 상황에 처한 테란게이머가 올인성 치즈러쉬, 저그게이머가 올인성 6못러쉬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안되고
6탐사정 러쉬는 문제가 되는 본질적 차이가 존재하는 가?
혹은 올인성 캐논러쉬를 하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게임이라고 뚜렷하게 규정할 수 있는가?
또한 그런 것들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는 완벽한 규정을 마련할 수 있는가?
나니와가 관문을 하나 짓고 광전사 1마리와 함께 탐사정을 모두 끌고 갔다면 그것은 전혀 문제가 안된다고 할 수 있는가?
GSL 내부 규정 어디에 그런 방침이라도 있었던 것인가?
게임 내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에 대해 뭐가 선이다 악이다 판단을 내리는 결정은 과연 누가 하는 것인가?
'게임에 성의가 없다, 프로다운 모습이 아니다' 이런 서당 훈장님식 훈계질을 하는 것이
글로벌한 이스포츠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GSL의 방향이며 발상인가?
GSL이 진정 이스포츠계에서 프로페셔널한 게이밍 문화를 선도하고자 한다면
이런 주먹구구식 운영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프로는 자신의 플레이에 냉정하게 팬들에게 평가받으면 될일이다.
플레이가 재미없다고 팬들에게 야유를 받을 수 있다.
팬들을 위한 쇼맨쉽이나 멋드러진 플레이는 철저하게 프로게이머 자율에 맡길 문제이다.
게임에 대한 성의니 뭐니 하는 것도 철저히 시장논리에 맡길 문제이다.
그런데 GSL은 유아적 칭얼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게임팬들의 비난을 의식한 탓인지
다분히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이게 Global한 게임리그인가 한국 특유의 문화에 익숙한 한국 청소년들만을 위한 게임리그인가?
문제의 본질은 나니와의 개인 성품이 아니라 풀리그 방식이 가진 원초적인 불합리에 있다.
후반부에 가서 이미 결론이 난 상황에 따라 게이머의 의욕과 동기가 초반부와 결코 같을 수가 없다.
그런 불합리를 GSL측은 국내 선수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프로다운 모습', '팬들에 대한 예의' 따위를 상식으로 여기듯,
문제를 비켜가듯이 진행해온 측면이 있다.
제도의 불합리를 선수개개인의 이른바 '프로의식'으로 보완하겠다는 막연한 기대에 기댄 결과에 불과하다.
만약 국내 어떤 선수가 그런 일을 벌였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선배격의 선수들은 따로 불러모아 온갖 훈계질을 해댔을 것이고
소속 감독 또한 징계를 내리려했을 것이고,
사적으로 친하다는 해설진들은 마치 대단한 사회생활을 가르치려듯 이러쿵 저러쿵
학생주임선생과 같은 꼰대짓을 했을 것이 눈에 선하다.
또한 그런 권위적이고 가부장적 분위기에 익숙한 국내 선수들은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게임을 했을 것이다.
이런 방식이 해외선수들한테 통하겠는가?
그래서 그것을 강제할 수 있는 방침으로서 코드S 시드권 박탈이라는
발등에 떨어진 불끄기식 결정을 내리는 수준에 머무르고 만것이다.
시드권이 예정된 나니와가 아니라 다른 외국선수가 그랬다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렸을 것인가?
이런 식의 국내 분위기에 맞춰진 GSL 운영은 결코 글로벌리즘을 지향할 수 없을 것이다.
군 생활을 마치 무슨 훈장이라도 되듯이 온갖 군대문화를 거론하기 일쌈는 채정원 해설의 멘트들을 보면
GSL의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분위기를 예견됨직하다.
남자일색인 프로게이머 세계를 군대식으로 통제하는 것이 익숙한 편의주의적인 발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GSL의 이런 통제적이고 규제적인 방식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게임상 채팅을 금지한다던지, 조지명식때 붙였다 떼는 것을 금지하는 낙장불입 조항을 급하게 만든다던지
그때 그때 자기들이 마음에 안드는 혹은 유아적 팬들의 비난의 소지가 있는,
그러나 선수들 개개인의 개성과 성향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자율적인 부분들까지
철저하게 통제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운영되어왔다.
선수들이 주로 10대부터 20대 초중반의 사회적 지위가 낮은 계층에 속하다보니
주최측은 구시대적인 통제방식을 손쉽게 쓰는 유혹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국내에서나 통할 법한 방식이지
다분히 개인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해외선수들이 공감할 만한 방식은 아니다.
GSL이 진정 Global StarCrafte2 League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세계의 게이머들과 게임팬들에게 사랑받는 게임리그를 지향하고자 한다면
합리적 제도의 마련과 더불어 선수 개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식을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