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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아티스트

http://bazaar.ikissyou.com/aOnStyle/StyleNWeeklyList.asp?board=1&num=868&page=6


픽업 아티스트? 대체 뭘 픽업 하길래 예술의 경지까지 필요한 걸까?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여자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그들, 바로 헌팅 전문가를 지칭하는 용어다. 이들은 스스로 개발한 철저한 매뉴얼을 통해 어떤 남자라도 이성을 유혹해 원하는 진도까지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른바 속성 유혹의 대가들이다. 그럼 바람둥이 양성소 아니냐고? 제자들이 바람둥이가 되던 순정남이 되던 그들은 관심이 없다. 그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 여자의 마음을 간파하는 최고의 매력남이 되는 것.

국내 픽업 아티스트 1호 ‘팬케익’으로부터 듣는, 남자들은 ‘솔깃’하고 여자들은 ‘경악’할 작업의 정석.



픽업 아티스트… 스스로 만들어낸 용어인가? 
아니에요. 우리나라에 최근 들어온 것일 뿐이지 미국에서는 10년 전부터 존재해온 용어에요. 물론 대한민국에선 저희가 최초로 사용했죠. 

주로 어떤 것들을 가르치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이성에게 처음 접근해 전화번호를 따는 법부터 대화법, 옷 입기, 요리, 마술, 섹스에 대해 얘기를 꺼낼 시점, 심지어 아름답게 헤어지는 법까지 모든 것을 가르쳐요. 핵심은 상대방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거에요. 이론 강의를 먼저 받고 클럽이나 호프집으로 나가 강사의 코치 아래 실습을 하죠. 평소에는 온라인 사이트(www.kpua.co.kr)를 통해 회원들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요. 남성 토털 챠밍 스쿨로 이해하면 편해요. 

비용은 얼마?
 6일에 100만원이에요. 

한 마디로 선수를 양성하는 곳인가? 픽업 아티스트가 원나잇 스탠드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많다 저희는 유혹의 매뉴얼을 가르칠 뿐, 그걸 가지고 어떻게 사용해야 한다 까지 가르치지는 않아요. 물론 회원들에게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성과가 필요하기 때문에 저희가 시범을 보일 때는 전화 번호 따기부터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원나잇으로 연결시키는 것까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건 그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 반드시 그 수순을 밟으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뭔가 실제로 보여줘야 회원들도 비싼 돈을 내고 배울 마음이 들지 않겠어요? 

회원들은 몇 명이며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현재 300명 정도고 당연히 모두 남자에요. 여자들은 가입 불가. 바람둥이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반대에요. 심지어 연애를 한 번도 못해본 사람들도 있고 대부분은 절실한 심정으로 찾아와서 배우죠. 저희는 이 사람들에게 ‘진심은 통한다’는 말 따위는 하지 않아요. 여자 앞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렸던 남자를,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최고의 매력남으로 바꿔주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하죠. 이게 연애 컨설턴트와 저희와의 차이점이에요. 

정말로 모든 여자들을 유혹할 수 있나? 쉽게 넘어올 것 같은 여자와 죽어도 안 넘어올 것 같은 여자는 어떻게 구분하나?
 사실 그걸 구분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저희들의 용어로 ‘선구안’이라고 하는데요, 볼을 고르는 눈이죠. 접근성이 높은 여자들은 일단 예쁘게 꾸미고 있는 여자들이에요. 그 중에서도 남자한테 잘 보이려고 꾸민 여자와 그냥 꾸미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여자로 갈라져요. 까칠하고 자존심이 세 보이는 여자들은 일단 제외돼요. 이런 여자분들도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서 넘어올 수 있지만 장기전이 될 수 있으니까요. 생글생글 잘 웃고, 마른 여자보다는 살짝 통통한 여자들이 성공률이 높죠. 그리고 눈이 촉촉한 여자분들이 성적인 욕망이 강한 편이에요.

대화법이 남다른 것 같다. 사실 대한민국 남자들에게는 대화하는 일 자체가 상당히 힘든 일이다 남자들이 보는 것에 약하다면 여자들은 이야기를 하면서 매력을 느끼죠. 수강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남자가 먼저 말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어디 사냐, 학교는 어딜 나왔냐, 내일 비 온댄다 같은 얘기를 늘어 놓는데 그건 시간 낭비에요. 한 마디를 하더라도 감성에 호소해야 돼요. 예를 들면 사랑에 빠지고 싶은 때가 언제야? 라든가 남자 친구가 생기면 단둘이 가장 해보고 싶은 게 뭐야? 같은 거죠. 오감을 자극하는 형용사들을 충분히 활용해야 해요. 말투는 급하지 않게 천천히. 매력적인 유혹자들은 언어체계가 일반 사람들과 달라요. 예술가들이 유혹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죠. 물론 처음 만났을 때는 이런 깊은 대화보다는 간단한 마술이나 심리 테스트, 타로점 같은 걸로 흥미를 끌어야 해요. 이런 것들은 당연히 수강 과정에 포함돼 있구요.

너무 선수처럼 보여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 
거부할 수 있다면 유혹이 아니죠. 여자들도 머리 속으로 위험을 감지하면서도 끊어내지는 못해요. 지루한 연애가 아닌 잠시도 한눈을 팔지 못할 만큼 스릴 넘치는 연애니까요. 저희는 여자에게 멋진 추억을 만들어준다는 의미에서 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요. 여자들도 이왕이면 정형돈 같은 남자보다는 알렉스 같은 남자와 데이트하면서 행복해할 수 있는 권리가 있잖아요.

작업 시 반드시 사용하는 필살의 무기가 있나? 향수요. 후각적인 자극은 강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향수를 뿌려야 해요. 지금은 여름이라 불가리 아쿠아를 썼지만 회원들에게 가장 많이 권유하는 향수는 불가리 익스트림이나 랑방 옴므에요.

픽업 아티스트들도 피하는 여자가 있나? 피한다기 보다는 싫어하는 유형이죠. 남자를 봉으로 아는 된장녀들. 청담동, 압구정 아니면 안 만나려고 한다거나 항상 자기를 데리러 오라고 하는 둥 남자들을 종처럼 부리는데 이런 여자들에게는 냉정해요. 원나잇 스탠드 상대로 끝내거나 돈이 엄청 많은 척 속이기도 하죠. 저희는 절대 비싼 선물 공세를 하지 말라고 얘기해요. 돈으로 여자를 얻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실제로 얻는 것도 아니고 남자가 이용당하는 거죠. 물질 공세 없이 여자를 유혹하는 것이 진짜 작업이에요. 저희는 데이트할 때 비싼 커피숍 가지 말고 캔 커피 사 들고 놀이터로 가라고 조언해요. 대신 여자가 앉을 자리에 내 스카프를 깔아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자상함을 표현하죠.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경우도 많아요.

로맨틱함과 감성을 자극하는 연애 방식은 확실히 효과적이다. 하지만 여자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조건을 많이 따지게 되는데 솔직히 나이가 많은 여자들에겐 잘 안 먹힐 것 같다. 25세 이상 넘어가면 여자분들도 약아져요. 그럼 좀 힘들죠. 하지만 꼭 나이에 국한되지는 않아요. 사람마다 성향 차이가 큰 법이니까요.

나이트 부킹 시 20분 안에 어떤 여자에게도 키스할 수 있다는 얘기가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 줄 수 있나?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데 사실 이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일단 아까 얘기한 선구안을 발휘해서 나에게 호감도가 높은 여자를 가려내요. 아닌 것 같으면 빨리 보내요. 어깨에 팔을 올려 점령하는 듯한 포지션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귀에 가까이 대고 말하거나 입술과 눈을 번갈아 쳐다보거나 입술이라는 단어를 연속해서 말하는 것만으로도 여자들의 머리 속엔 키스라는 개념이 입력돼요. 여기서 더 나가서 볼에 키스하거나 입술을 손가락으로 만지는 것에도 별 거부 반응이 없으면 키스는 100% 성공이에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여자들에게도 성욕이 없는 게 아니거든요. 키스할 때도 초보자들은 혀부터 집어 넣는데 진짜 자극하는 키스는 그런 게 아니에요. 살짝 입술을 닿을락 말락하게 해서 여자가 먼저 다가올 수 있도록. 그럼 다음에 키스하기도 편해지죠.?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그렇겠지만 유독 한국 남자들은 이성을 유혹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 한국 남자들은 정신적으로 거세되어 있어요. 사회가 그렇게 만든 거죠. 이성에게 섹스 어필하는 것을 천박하고 가벼운 것으로 여기는 풍조 때문에 남자들은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인색해요. 결혼 전에 겨우 3~4명 정도 만나보고 결혼 후에는 더욱 자기를 방치해 결혼 생활을 시들시들하게 만들어버려요. 우리 나라에 매력적인 중년이 유난히 없는 이유에요. 나이를 먹어도 스스로를 꾸준히 관리하면 주변에 여자들이 끊이지 않아요. 그런 사람들이 더 활력 있고 젊게 살 수 있어요.

그럼 결혼 후에도 계속 여자를 만나겠다는 얘긴가? 그건 어찌됐건 와이프 될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일 텐데? 그걸 모르게 하는 게 진정한 고수죠. 와이프도 섭섭지 않게 하면서,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한도 내에서 다른 여자들에게도 멋진 추억을 만들어주는 일인데요.

아, 남자랑 얘기하고 있었다는 걸 깜빡 했다. 


픽업 아티스트들의 용어 정리 

덜덜덜 A : 가슴이 덜덜덜 뛸 정도로 예쁜 여성 동의어) 엘프녀, 쭉빵걸 
오크: 덜덜덜 A와 반대되는 여성 
AA: 어프로치 앵자이어티 (접근공포증)
스프링: 나이트 부킹 때 여성이 앉자마자 일어서는 상황 
ONS: 원나잇스탠드의 줄임말. 동의어) 홈런 
엔빵: 나이트 비용이나 여러 가지 비용이 나왔을 때 더치페이를 이르는 말. 
래포(라뽀):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 신뢰를 얻는 것 (심리학용어). 
도시락: 나이트나 클럽에 여자분을 데리고 가는 행위. 뷔페에 도시락을 싸가는 격이라는 의미에서 유래. 
스팀팩: 스타크래프트 게임의 마린이 가진 능력으로 클럽 입장 전 접근 공포증을 없애기 위해 약간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일. 
레이져 신공: 맘에 드는 상대가 나타났을 때 눈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방법으로 호감을 표현하는 바디 랭귀지의 일종.

 

실제로 만난 픽업 아티스트, 진짜 넘어갈 만한가요? 

보통 약속을 잡고 상대방을 기다리는 경우 멍하니 딴 곳을 보고 있곤 한다. 그러나 이번만은 그가 걸어올 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픽업 아티스트는 멀리서 걸어올 때부터 남다른 유혹의 향기를 풍길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혀 다른 곳에서 어깨를 두드린 그. 불가리 아쿠아 향과 약한 베이스 메이크업 외에는 아직까지 특별히 다른 점이 없는데? 

사람 없는 커피숍을 찾아 들어간 그는 멍하니 메뉴판을 보고 있는 다른 남자들과 달리 “뭐 드실래요”라고 빠르게 물어본다. 그리고 그보다 더 빠르게 이미 카드가 나와 있다. 도장 두 개가 찍힌 쿠폰을 선물이라며 내밀고 살짝 웃는다. 자리를 휘휘 둘러보는 대신 “저기 앉자”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모든 것이 한발 앞서 여자가 생각할 필요가 없다. 검은 재킷에 데님 팬츠, 빅백. 큐빅이 박힌 약간 화려한 모자로 포인트를 주고 재킷을 벗으니 슬림한 허리가 드러난다. 화려한 언변 속에 장장 2시간의 인터뷰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머리 속이 포맷됐다고 느껴질 즈음 어디선가 무슨 향이 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아, 이거 불가리 아쿠아 향 아냐?